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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서울 재건축이 인허가 단계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서울의 첫 규제 완화 수혜단지 중 하나로 꼽힌 잠실주공5단지에 이어, 강남구 은마아파트의 재
[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서울 재건축이 인허가 단계에서 연이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서울의 첫 규제 완화 수혜단지 중 하나로 꼽힌 잠실주공5단지에 이어, 강남구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심의도 연이어 보류됐다. 서울시의 의중에도 세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공공기여 확대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과 함께 규제 완화에 대한 주민들의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정비사업 전문가들은 재건축 규제 완화 기조는 분명한 만큼, 완급 조절과 재건축 완화 명분을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잠실 이어, 대어 '은마'도 인허가 줄줄이 고배
6일 강남구청과 정비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심의를 보류했다. 서울시는 은마아파트에 대한 재건축 정비계획안의 도시계획위원회 상정을 보류하고, 계획안에 대한 일부 보완을 요청했다. 은마아파트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주로 소셜믹스와 관련된 공급안의 구체적인 보완을 요구했다. 은마아파트는 안전진단을 통과한 2010년 이후 인·허가에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지난달 22일에는 서울시가 송파구청이 제출한 잠실주공5단지의 재건축 수권소위원회 요청을 거절했다. 잠실주공5단지는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서울시에 관련 수권소위 개최를 요청해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수권소위에서는 재건축 추진 단지의 정비계획안을 토대로 층수와, 세대수, 용적률 등의 사항을 결정한다. 잠실주공5단지는 당초 2017년 준주거용도로 용도상향 결정되며 최고 50층까지 재건축이 가능해졌지만 인·허가에서 사업이 좌초 중이다.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서울시의 인·허가에서 사업이 막혀 있던 만큼 이번 수권소위원회 요청에 대한 기대감이 큰 편이었다.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주민들이 다소 격앙돼 있다. 승인도 아니고 착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원칙상 수권소위에 대한 보류나 반려는 관련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하는데, 심의도 열지 않고 반려한 것은 단지 재건축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서 반대한 것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가격상승 부담감·공공기여 확대 위한 포석?
최근 서울시의 결정에는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것이 정비업계와 해당 사업지 관계자의 의견이다. 잠실주공5단지 관계자는 “집값 상승에 대한 정치적인 부담 등이 커질까봐 약속대로 재건축 완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답하기도 했다.
실제 서울 주택시장은 규제 완화 기대감이 큰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가격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올 1월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주간누적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비교한 결과, 25개 자치구 중 송파구가 1.77%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지난달 둘째 주부터 반등을 시작해, 최근엔 0.09%까지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잇따른 인·허가 보류가 재건축 단지들에 대한 공공기여 확충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불안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공기여가 높은 재건축 단지들에 대한 혜택을 언급한데다, 이번 은마아파트에 대한 인·허가 보류 사유 역시 소셜믹스와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그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큰 반발이나 반응은 아직 없다. 선거 이후 첫 번째 요청에서 인·허가가 날 것이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아직 사업이 시작 단계인 만큼 다시 관련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주공5단지 관계자는 “이미 2017년 도시계획위원회에서 430여 세대를 임대주택으로 제공하겠다고 결정했다. 수권소위 등 인·허가만 있으면 사업이 언제든지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재건축 완화 위한 명분...재건축 완화 기조 유지 될 것”
다만 전문가들은 이런 인·허가 보류가 본격적인 재건축 규제 완화를 앞둔 일종의 명분 확보에 더 가깝다고 지적하고 있다. 큰 틀에서는 재건축 완화 기조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시가 언급한 공공기여 인센티브는, 재건축 규제 완화를 진행하면서도 이익 환수가 가능하다는 근거로도 작용할 수 있다”면서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서울시의 정비사업 활성화와 완화를 촉진시키는 긍정적인 면도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 정비사업 규제완화 기조는 굳건하다. 단지 완급을 조절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구철 도시정비포럼 회장은 “이번 인·허가 보류에 대해서 대다수 재건축 사업지들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받아들이고 있다. 집값 상승 국면에서 그에 대한 대응이 있어야 향후 서울시 의회나 정부 등을 설득하기 쉽다는 것이 서울시의 생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정부 등에 대해, 서울시도 아파트 가격 급등에 대해 얼마든지 견제를 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표명한 것이다. 인허가 보류 등의 명분을 통해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입장 변화를 유도한 것”이라면서 “최근 압구정 등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은형 연구원 역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동시에 부동산규제완화 요청 등을 하면서 재건축 완화에 대한 당위성과 명분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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